[DreamsiC 4월 호] 이제는 물과 함께 살다!

물이 있어야 존재하지만, 물이 있는 곳에서는 살 수 없었던 소재 콘크리트.
이제는 물과 함께 살다!



미콘이 있기 전, 콘크리트는 사실 건축 구조체로만 사용되는 매우 제한적인 소재였다. 압축강도는 크기만 상대적으로 작은 인장강도로 인해 깨지기가 쉬웠으며, 다공질이라는 속성으로 인하여 수분 흡수가 많아 오염이나 부식이 되기도 쉬웠기 때문이다. 특히 ‘물’과는 상극이라 물이 많이 닿게 되는 제품으로는 절대 사용할 수가 없던 소재이기도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매우 재미있는 것은 콘크리트는 물이 있어야만 강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인들이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시멘트와 콘크리트의 차이인데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을 넣은 것이 콘크리트다. 시멘트는 물을 만나면 단단해지는 속성이 있는데 양생의 과정에서 수축을 하게 된다. 이 수축량을 줄여주기 위해 모래와 자갈을 넣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물이다. 반드시 물이 있어야만 화학반응이 일어난다는 점이다. 물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는 소재가 콘크리트다.

 

그러나 일단 굳고 나면 물과 멀어져야 하는 소재가 콘크리트다. 다공질의 콘크리트는 수분을 흡수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오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 첫 번째 문제다. 또한 수분을 머금은 상태로 얼어버리게 된다면 물의 부피가 팽창하면서 콘크리트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철근 배근을 한 콘크리트가 바닷물을 머금게 되면 염분을 흡수해 철근이 부식될 우려도 있다. 실제로 바닷가 근처의 교량에는 콘크리트 속 염분 함유량이 기준치를 1백배 이상 초과 하는 사례도 많이 발생했다.

 

그러니 콘크리트로 세면대를 만든다는 것은 소재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믿지 않을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미콘의 가장 많은 프로젝트 중 하나가 세면대와 싱크 상판을 제작하는 일이다. 이런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소재의 진화이고, 둘째는 제조기술의 향상 덕분이다.

 

미콘은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를 사용한다. UHPC는 기본적으로 밀도를 매우 높여 강도를 발현하는 소재다. 즉, 수분을 흡수하는 양이 처음부터 매우 적다. 때문에 별도의 발수처리를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수분에 강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면처리는 필요하다. 물에 많이 노출되는 제품인데 그 물이 흐르지 않고 고이게 되면 오염이 되고 문제를 야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표면처리가 콘크리트의 질감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가장 여유를 가지고 꼼꼼하게 작업해야 하는 과정이 씰링 작업이다. 물에 강해진 소재에 최고급 발수제 처리를 한 제품은 물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제품이 된다.

 

소재의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어려운 제품임엔 틀림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도 콘크리트로 세면대를 제작하는 기업은 찾기 힘들다. 그럼에도 미콘이 세면대와 싱크를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이유는 초고성능콘크리트라는 소재의 본질을 꿰뚫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에 약한 콘크리트? 이제는 물과 함께 살어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