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iC 10월 호] 첫눈에 반하는 인테리어? 분위기가 반!

고등학교 때 학교 선배와 교회를 간 적이 있다. 그 선배는 갑자기 드럼에 앉더니 드럼을 쿵짝쿵짝 치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 장면을 잊지 못했다. 세상이 슬로우모션이 걸리는 느낌. 모든 감각은 드럼으로 향했으며 그 선배로 향했다. 실제로 사람이 드럼을 치는 모습을 처음 보는 순간이었으며, 드럼에 한눈에 반하는 순간이었다. 그날을 기점으로 드럼을 잘 치는 친구들을 따라다니며 드럼을 조금씩 배우기 시작했고 대학교에 가서는 밴드동아리 활동을 했다. 취직을 준비하던 시절부터 드럼을 칠 기회는 없어졌지만 드럼과 이별은 한지 십 수 년 만에 다시 직장인 밴드에서 스틱을 잡고 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선배가 치는 드럼의 수준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선배가 풍기는 분위기는 ‘멋’ 그 자체였다. 사실 준수한 외모와 매너 있던 언변,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드럼 치는 사람을 처음 보는 경험까지 더해져 하나의 아우라를 만들어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점은 첫인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은 디테일보다는 전체적인 분위기라는 점이다.

 



이는 한 공간의 인테리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람이 어느 장소를 방문해서 만드는 이미지는 대부분 ‘첫눈’에 결정이 된다. ‘이게 좋다. 이건 별로다’라고 분석하기 전에 한 눈에 ‘우와~’를 느낀다면 그 이후에 찾는 하나하나의 조건은 그 생각을 증명하는 과정이 될 뿐이다. 물론 아쉬운 점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이 쯤은 뭐~’ 하며 쿨하게 넘어갈 수 있게 된다. 만약 반대로 첫눈에 ‘음~ 아쉬운데?’ 하는 느낌을 받았다면 그 이후에 만나게 되는 디테일은 아쉬운 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기 십상이다. 좋은 점을 찾는다 하더라도 ‘음~ 이건 괜찮네’ 하는 정도가 아닐까. 분명 볼수록 그리고 경험할수록 매력적인 공간이 있을 수 있지만 대부분 이는 그 서비스를 비롯해서 그 곳에서 만나는 경험이 좋은 경우지 인테리어 자체에 대한 느낌은 아닐 수 있다.

 


결국 인테리어를 잘 꾸미는 것은 처음 느끼는 좋은 첫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긍정적인 첫인상을 만들기 위해 어느 곳은 화이트 컨셉으로, 어느 곳은 앤틱한 느낌으로, 또 어느 곳은 인더스트리얼한 컨셉으로 인테리어를 꾸민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마감재’의 선택이다. 목재 마감과 목재 색상의 페인트 마감은 전혀 다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회색의 벽지와 콘크리트 미장 마감은 보는 사람에게는 ‘이게 같은 색상인건가?’하는 의문마저 갖게 만들 정도로 큰 차이로 다가온다. 이 마감재를 잘 사용하면 공간에 대한 강렬한 첫인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

 

강렬한 첫인상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마땅히’라고 느끼는 부분을 깨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어떠한 프레임 안에서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유치원은 알록달록한 칼라로, 카페는 따스한 분위기로 연출을 하려 한다. 병원은 많은 경우 깔끔한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 ‘화이트’컬러를 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콘크리트는 ‘회색’이라는 너무도 당연해 보이는 편견까지 깨버리면 그 어떤 인테리어보다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연출의 퀄리티가 높아야겠지만 말이다.

 


미크리트 여름소나기 컬러로 연출이 된 병원의 인테리어는 병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강한 첫인상을 심어준다. 일반적으로 무채색을 베이스컬러로, 채도가 높은 컬러를 포인트 컬러로 사용하는 반면 병원 바닥 전체를 푸른 빛의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쿨한 느낌의 바닥은 공간 전체를 세련되면서 시크한 느낌으로 물들인다. 벽면을 새하얗게 연출하는 것으로 청결한 느낌을 더한다. 짙은 블루와 화이트의 대비를 만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이 아닐까? 포인트 컬러는 병원의 로고를 담은 블랙이 담당한다. 전체적으로 시원하면서 차가운 컬러의 선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바닥의 자연스러운 음영감이 왠지모를 따스함을 자아낸다.

 

이 병원에 대한 첫인상은 어떠한가? 메디컬 드라마 속 차갑고 냉철하지만 실력은 출중하고 속은 따뜻할 것 같은 주인공이 떠오르지 않는가?! 매력적인 첫인상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조율할 수 있는 최선의 마감을 선택하는 일이다!